프랑스 르클레르(Leclerc) 전차
세계 최초의 3.5세대 전차
프랑스는 1970년대 말부터 기존 AMX-30을 후속할 제3세대 전차 개발에 착수를 했습니다.
전 세계 관계자들이 모여 스펙을 정의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까지 벌어진 여러 국지전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이 시작되어 198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배치된 각국의 새로운 주력전차를 이른바 제3세대 전차라고 합니다.
미국과 함께 추진하던 MBT-70이 무산되면서 새로운 주력전차 사업에 애를 먹던 서독에게 공동 개발을 제안했으며, 이를 서독이 받아들여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 1(Napoléon I)’으로, 독일에서는 ‘캄프판처 3(Kampfpanzer III)’로 명명된 프로젝트가 1980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문제로 양측의 의견이 대립되면서 불과 2년 만인 1982년에 사업이 폐기되었습니다.
결국 프랑스는 EPC(Engin Principal de Combat: 주력전차)로 명명된 별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1986년 1월에 시제차량(prototype)을 완성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유프랑스군 제2기갑사단을 이끌고 파리 해방에 앞장선 르클레르(Philippe Leclerc de Hauteclocque) 장군의 이름을 따서 전차의 이름을 (AMX-56) 르클레르(Leclerc)로 정했을 만큼 기대가 컸습니다.
인터넷에 AMX-56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있는데, AMX사가 GIAT(현 Nexter)로 흡수되어 정식 명칭은 Leclerc(le Char Leclerc)입니다.
르클레르는 프랑스의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여 1993년부터 실전에 배치되었는데 경쟁작인 미국의 M1, 독일의 레오파르트(Leopard) 2, 영국의 챌린저(Challenger) 1, 소련의 T-80 등에 비하면 최소 10년 정도가 늦은 행보였습니다.
그런데 벤치마킹할 대상이 많고 그사이에 전자 분야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술을 사용하면서 후발 주자로서의 이점을 누리기도 했다. 그래서 르클레르를 기존 제3세대 전차들보다 진보된 최초의 3.5세대 전차라고 평가합니다.
디지털식 사격통제장치와 자동장전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전차의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한 대의 컴퓨터 통제하에 운용하는 베트로닉스를 최초로 구현하면서 기존 3세대 전차와 큰 차이가 있다고 해서 르클레르를 3.5세대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식 사격통제장치는 1GB 용량의 ROM과 RAM으로 구성되는 저장장치와 16비트, 32비트 디지털 컴퓨터들로 구성되며 좀 더 정밀한 포격이 가능합니다.
자동장전장치는 포수가 탄종을 선택하면 가장 가까이 적재된 해당 탄약이 컨베이어에 실려 장전 위치로 옮겨진 후 분당 최대 15발까지 발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12발내외로 보여집니다.
열영상장비 및 레이저 거리 측정기, 차장과 포수의 독립적인 자동 조준장치는 움직이는 목표중 위험물 6개를 자동으로 판별하여 조준할 수 있고, 2km에서 80% 명중율을 보장합니다.
각 전차에는 스콜피온 C4I 단말기가 장착되어서, 각 전차들 간 정보공유가 가능하며, 파워팩과 컴퓨터가 연결되어 야전에서도 단말기만 연결되면 자동으로 전차의 상태를 체크하여 이상부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격의 50% 가량이 전자장비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이것은 전투기와 비슷한 비율이며 실제로 이 베트로닉스의 통신규격조차 MIL-STD-1553B로 이것은 F-16이나 F-18 등 전투기에 쓰이는 규격입니다.
르클레르의 장갑은 자체 위에 모듈식으로 끼워넣은 형태여서 유지 보수가 편리하고 필요에 따라 방어력을 쉽게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장갑의 정확한 재질이나 성능에 대해서는 공표된 것이 없지만 다만 경쟁 전차보다 상대적으로 중량이 적게 나가는 점을 고려한다면 방어력이 상당히 강화된 장갑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SACM V8X 엔진은 8기통이어서 배기량이 레오파르트 2에 탑재된 MTU MB873 엔진의 35% 정도에 불과하나, TM307 가스터빈엔진으로 작동하는 터보차저와 ESM500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을 장착하였습니다. 적은 차량 무게와 독특한 하이퍼바(Hyperbar) 과급기를 사용해 여타 경쟁 전차 못지않은 1,50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료 소모가 많고 파워팩(powerpack)이 컴팩트하고 정밀하게 제작되어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야전에서 수리가 불가능한 점 등은 약점이 있습니다.
르클레르의 주무장인 120mm 구경의 CN120-26 활강포는 프랑스 국내에서 개발한 것으로 44구경장인 경쟁 전차들의 주포보다 더 긴 52구경장입니다. 기존의 텅스텐 탄환과 열화우라늄 탄환을 혼용해서 사용을 하며 부무장으로는 리모컨 조종식 7.62mm 기관총을 사용합니다.
나중에 55구경장 주포를 장착한 레오파르트 2A6 전차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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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클레르 전차의 대당 가격은 147억원으로 세계 전차값 랭킹 1위인 엄청나게 비싼 전차입니다.
이렇게 비싼 전차이다 보니 1,500대 가까이 계획해놓고 정작 250여 대만 실제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2030년에 독일과 공동개발한 MGCS(Main Ground Combat System) 2030+(독일에서는 레오파르트 3으로 알려져있다)로 대체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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